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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감정 연결|식물 EEG 뇌파 실험과 반응 연구

by 나미스스토리 2025. 5. 3.

우리는 흔히 식물을 무생물에 가까운 존재로 인식하곤 합니다.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으며, 감정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식물도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실험으로 검증해 왔습니다. 그 핵심에는 바로 식물 EEG(전기생리 반응 측정)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방식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감정이 뇌파를 통해 측정되듯이, 식물 역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생체 전기 신호를 발생시킨다는 것이 여러 실험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식물의 감정 가능성을 탐색한 전기생리학적 실험 사례와, 뇌파 유사 반응 분석을 통해 식물과의 ‘감정적 연결’ 가능성을 소개합니다.

1. 식물도 신경계가 있을까? 전기 신호의 정체

식물은 인간처럼 뇌나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광합성, 호르몬 분비, 세포분열과 같은 생리작용을 조절하기 위해 전기적 신호 체계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미모사나 파리지옥 같은 식물은 물리적 자극을 받았을 때 몇 초 이내로 잎을 닫거나 움츠립니다. 이처럼 식물은 자극→전기 신호 전도→반응이라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전기적 활동은 식물 내부의 플라즈모데스마(plasmodesmata), 세포막 이온 채널, 그리고 특정 조직(예: 체관, 목질부)을 통해 빠르게 전도됩니다. 이 반응은 인간의 신경 반응과는 다르지만, 기능적으로 유사한 정보 전달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클리브 백스터 실험: 식물이 감정을 느낀다?

1966년, 미국 CIA의 폴리그래프 전문가였던 클리브 백스터(Cleve Backster)는 식물 감정 연구의 전설적인 실험을 발표합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드라세나 식물에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전극을 부착한 후, 식물의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지만, 백스터가 ‘이파리를 불로 지져보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식물의 전기 반응이 급격하게 진폭을 보였다고 주장합니다. 더 놀라운 건, 그는 “생각만 해도 반응이 발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식물이 인간의 감정, 거짓말, 위협 등을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은 당시 과학계의 정식 실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재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실험은 이후 수많은 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식물 감정’에 대한 과학적 논의를 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현대 EEG 기반 식물 실험 사례

최근에는 보다 정밀한 과학 장비를 사용하여 식물의 전기 반응을 측정하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EEG(뇌파 측정기) 장비를 응용하여, 식물에 전극을 부착해 외부 자극에 대한 생체전기 반응을 정량화하려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① 인도 암리차르대학 식물자극 실험(2018)연구진은 스킨답서스 식물의 잎과 줄기에 전극을 부착한 뒤, 다양한 자극(빛, 물, 터치, 음악, 소리 등)을 주고 EEG 장비를 통해 전압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자극에 따라 패턴이 다른 전기파형이 발생했으며, 일정한 반복성까지 관찰되었습니다.

 

② 미국 MIT Media Lab ‘플랜트 신디케이트’ 프로젝트
MIT 연구진은 식물의 전기 반응을 디지털화하여, 감정 상태에 따라 컬러 조명이나 음악이 변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했습니다. ‘식물이 지루함, 편안함, 경계 상태’를 보일 수 있다는 가설 하에 인터랙션형 작품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③ 유럽 식물인지학회(ESP)의 종합 실험 보고서
ESP는 식물이 감정보다는 외부 환경 조건에 대한 자율적 의사결정 능력과 감각 반응이 있다고 보고하며, 식물이 ‘느낀다’는 개념보다는 ‘정보를 판단하고 조절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4. 집에서 시도 가능한 식물 반응 실험

과학 장비 없이도, 비교적 간단한 실험을 통해 식물의 감각 반응을 직접 관찰할 수 있습니다.

  • 미모사 자극 실험: 잎을 살짝 건드린 후 1분 단위로 반응 회복 시간을 측정합니다. 반복할수록 반응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경우, 기억 유사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 음악 반응 실험: 하루 2시간씩 클래식 음악, 백색소음, 무음 상태를 나눠서 각각의 식물에 노출한 뒤, 생장률과 잎의 방향 등을 관찰합니다.
  • 수분 스트레스 실험: 물을 준 직후와 며칠 후 식물 전도성(전자습도계 활용 가능)을 비교 측정하여 수분 반응 기록

또한 시중에는 ‘식물 감지 센서’ 또는 ‘아두이노 기반 식물 반응 키트’가 판매되고 있어, 간단한 회로와 앱으로 식물의 전기 반응을 실시간 시각화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교육용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실험하기에 매우 적합한 주제입니다.

맺음말|식물과 감정, 연결될 수 있을까?

식물이 감정을 가진다는 주장은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그러나 식물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이를 내부적으로 전기신호로 전달하며, 일정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명확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이 신호가 인간의 감정처럼 ‘느낌’으로 해석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철학과 과학이 함께 탐구할 주제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식물을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반응하는 생명체로 대할수록, 더 풍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식물은 말을 하지 않지만, 말 대신 전기 신호로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우리는 식물과 감정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